빅리틀라이즈(Big Little Lies) - 시즌1 감상 줄거리

HBO 넷플릭스 드라마 - 빅리틀라이즈(Big Little Lies)

예전에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정말로 샅샅히 돌아다녀야 각종 해외드라마 혹은 영화 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정말로 손품(!)을 밤새도록 팔며 돌아다녀야 얻어낼 수 있었던 시기였죠. 하지만 언젠가부터 다양한 컨텐츠들을 제공하는 OTT서비스들이 생기면서 일정의 시청료만 내면 어디에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단점이랄까요. 얼핏 나에게 잘 맞는 컨텐츠들을 큐레이션해서 보여주고, 또 이 알고리즘이 신통하게도, 그 추천 콘텐츠가 또 먹히더라고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이런 큐레이션은 오히려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추천해주는 컨텐츠만 보게되니, 예전처럼 컨텐츠를 능동적으로 찾아보지는 않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서두가 길었던 이유는, 무려 2017년에 오픈한 보물같은 드라마 '빅리틀라이즈'를 제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거든요. 이미 시즌2가 왓챠에 공개되기까지 했는데, 이 드라마의 존재도 모르고 살았다니. 최근에 왓챠에 HBO 드라마들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눈여겨 보던 중에 (현재는 왕좌의 게임을 정주행하고, 웨스트월드를 주행 중이었는데... 음. 뭔가가 저랑 안맞더라고요..)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요.

전 요즘 짧은 호흡의 드라마를 선호하는 편이라 한 시즌에 7부작이라는 러닝타임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우연히 보게 되었드랬죠. 결과적으로는, 보길 잘했다는 느낌이에요! 등장인물 대강 소개하고, 줄거리와 감상을 소개하는 순서로 포스팅을 해볼게요. 

-

이 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은 아래 소개할 세 명입니다. 그리고 이 세 명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들만큼 중요한 등장인물들이 더 있고요.

드라마의 배경은 미국 서부 몬터레이 지역의 프리스쿨(킨더가든) 아이들과 그 엄마들의 이야기예요. 사실 주인공들을 독립적으로 소개하고 싶지만 극중에서 엄마라는 정체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엄마들'이라고 소개했어요. 이 지역은 대체로 고소득층이 모여사는 동네이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비록 공립학교지만 고소득층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예요. 하지만 공립이다 보니 사실 구성원간 소득차가 조금 있는 편인 것 같았어요.


매들린 (리즈 위더스푼)

어쨌거나 드라마에서 처음 소개되는 인물은 매들린(리즈 위더스푼)입니다. 자칭 '정의로운'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쌈닭 캐릭터이기도 해요. 이 드라마에서 연기를 정말로 잘해요. 굿굿.

그녀는 두 딸과 가정적인 남편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한 동네에 사는 전남편과 그 와이프가 너무나 거슬리고, 큰 딸 또한 전 남편의 현재 처를 더 따르는 것 같아 자꾸만 속이 상합니다. 드라마에서 보면 집에서는 무조건 한 손에 와인잔을 들고 있어요. 이런 깨알 연출이 너무 좋았어요. 장면 만으로도 캐릭터가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셀레스트(니콜 키드만)

완벽한 외모와 우월한 두뇌를 가진 엄마랄까요. 남편을 위해 전업주부로 돌아섰지만, 마음 속에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캐릭터예요. 아들 쌍둥이의 엄마로 남편 또한 너무 근사해서 모두의 부러움과 시기를 받는 가족이에요. 마을 주민 증언 장면에서 한 동네 주민이 '나는 이 부부 누구와도 잘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공감공감 ㅋㅋ

셀레스트는 동네의 핵인싸맘인 매들린과 친구로 지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론 사소한 이야기도 공유할만큼 가까운 사이에요. 완벽해보이는 그녀지만, 남모르는 비밀도 있습니다. 물론 시청자들은 알지만요.ㅎ

니콜 키드만이 이 연기를 못하면 오히려 이상할만큼 배우에게 최적화된 캐릭터를 맡은 느낌입니다. 캐스팅디렉터에게 상줘야해요.ㅎ 그녀가 극 중에서 내면의 갈등을 겪으며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이 정말 좋았어요. 자신의 상황에 방어적인 그 태도가 너무나 이해되면서도 그것을 어쨌거나 무너뜨려가면서 결심을 하게 되는 그 모든 과정이 짠하면서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됩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호흡으로 변화를 겪어 갑니다.


제인(쉐일린 우들리)

금수저 동네로 이사온 흙수저일까요. 아니, 수저 비유는 좋은게 아니니 취소할게요. 제인은 과거의 괴로움을 끊어내고 새로운 동네에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이사를 온 젊은 싱글맘이에요. 그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인 '지기'가 있고요. '지기'가 첫 등원(등교..라고 해야하나요? 모르겠어요 설정상 프리스쿨이니까 어린이집이라고 해야할지 ㅎ 학제가 다르니까 팻스.) 하는 날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드러나기 시작해요.

어쨌거나 그녀는 이 동네 사람들에게 일종의 균열을 가져오는 역할입니다. 의도한 바도 아니고 악의에 찬 캐릭터도 아니에요. 오히려 완벽한 피해자에 가깝지요. 다행히 이사온 첫 날 이 동네 핵인싸 '매들린'을 만나서 친해지게 됩니다. 든든한 백이 생긴 셈이랄까요.

작중에서 제인의 역할은 묵은 과거를 벗어나는 일입니다. 어쨌거나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받아들여야하고 그것을 저멀리 과거로 보내버리는 것도 오롯이 그녀의 몫입니다. 그녀의 멘탈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응원하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그밖에도, 이 이야기에 없어서는 안되는 조역들입니다.

먼저, 레나타입니다. 그는 워킹맘으로 늘 전업맘들에게 잘보이기위해 전전긍긍하는 캐릭터예요. 사회적인 지위를 가졌고 커리어에서도 성취를 얻었지만, 엄마들의 세계에서 아이를 적극적으로 케어하고 스케줄을 따라가기 힘든 워킹맘의 위치는 저어기 한참 아래니까요.

이 레나타라는 캐릭터가 중반까지도 계속해서 답답하게 느껴지고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그 조급함과 불안감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다보니 작정하고 미워할 수는 없는 캐릭터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 아이의 사고에 초연하고 냉정한 것이 더 어려운 일 아닌가요.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요 캐릭터인 보니입니다. 그녀는 '매들린'의 전남편의 현재 부인이에요. 다소 히피같은 구석이 있고, 몹시 이효리스러운(ㅎㅎ) 인생관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그러니 청소년기인 매들린의 딸이 좋아하지요.ㅎ

요가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사에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캐릭터입니다. 인간적으로는 멋지지만 매들린에게 이입해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라면 미운 순간도 많을 것 같은 역할이에요. 그 밖에 아이들과 남편들도 비중이 크지만 여성 캐릭터만 소개해도 충분할 것 같아서, 등장인물 소개는 여기까지.


줄거리에요!

이 드라마는 학부모들의 자선파티에서 누군가 사망하며 시작되는 드라마입니다. 그 장면이 사건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기 때문에 드라마는 플래시백 형태로 진행됩니다. 그 첫 장면의 자선파티에서 사망한 사람이 누구이고, 누가 그 사람을 죽였는지 오픈하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전개될 수록 추측하는 맛이 있어요.

이 드라마에서는 인물들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각자의 사정이 있다보니 자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며 갈등을 증폭시켜 나갑니다. 그 긴장을 엄청 잘 표현한 드라마에요.

레나타의 딸 '아마벨라'가 제인의 아들 '지기'가 자신을 폭행했다는 증언을 하면서, 엄마들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육탄전은 없지만 이 신경전이 참 볼 맛이에요. 그러면서 이 갈등으로부터 누군가 죽게되는 구나 추측하게 됩니다...만, 제 추측은 틀렸어요. 저는 7화에서 조금 놀랐어요. 그와 동시에 해방감과 연대감 같은 것을 느꼈다고 할까요.  

어쨌거나 엄마들의 감정 싸움과 편가르기, 아이들 생파에 초대하기/하지않기, 참여하기/하지않기 등으로 온 갖 신경전을 벌입니다. 재밌어요. 이런 과정 속에서 각 가족들의 문제와 위기가 무엇인지, 각자 어떻게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는지를 덤덤하게 나열합니다. 크게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흐름은 아닐지 몰라도 몰입감이 정말 좋은 시나리오예요. (소설 원작이 있다고 합니다.)

매들린과 셀레스트, 제인이 한 편이 되고, 그들을 공격하고 균열하는 주변 인물들이 충돌하며 이야기는 계속해서 진행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가정 폭력과 불륜, 강간 등 캐릭터들의 역사 혹은 현재가 터져나오면서 더욱더 이야기에 빠져들게 돼요.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느 한 인물에 이입해서 드라마를 즐기느냐에 따라 체감되는 선악구조가 뒤바뀌는 재미있는 드라마예요. 물론, 우리는 제4의벽 뒤에서 모든 것을 객관화 하며 볼 수 있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 인간아니겠어요. 그런 점에서 두 번 봐도 좋을 만한 드라마에요. 

특히나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해서 더욱 집중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리즈 위더스푼이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금발이 너무해' 외에는 잘 알지 못했는데, 뛰어난 연기에 놀랐다고 할까요. 조마조마한 순간 없이 믿고 보면 되는 배우들이에요. 게다가 시즌2에는 메릴스트립까지 출연한다니, 캐스팅 비용 대체 얼마..... 

드라마의 주역들이 해변을 달리는 장면인데 저는 이 장면이 좋았어요. 아주 의도적이지 않았더라도 그녀들은 순발력있게 연대하고 진짜 적을 간파합니다. 멋있다고 할 수는 없고 불가피했다고 할 만한 연대이지만 이 이야기가 그녀들에게,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남긴 것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리고 제게 남긴 것은 뭐랄까, 꿀잼..?ㅎ

시즌1 주행을 마쳤으니, 이제 시즌2를 달려야겠어요!

*시즌1은 '청소년관람불가'인데, 시즌2는 '15세이상관람가'네요. 대체 왜죠? 

'드라마와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인간수업] 정주행 후기/리뷰  (0) 2020.05.13
넷플릭스에 지브리가 온대요!  (0) 2020.01.25
연희공략:금지옥엽  (0) 2020.01.05
넷플릭스 ‘킹덤’  (0) 2019.02.20
비밀의 숲  (0) 2017.08.02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