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 방법


독서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위한 독서 방법 : 집중력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제안

읽고 싶은 책은 너무 많은데, 막상 몇 백 페이지 가득 활자로 채워진 책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번 한 달에 한 권을 목표로 독서 계획을 세우지만 어쩐일인지 한 달에 한 권을 완독하는 것조차 버겁다. 사실은 내가 그런 편인데, 평소에도 친구들로부터 산만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다 실제로 무언가 한 가지에 집중하는 일이 너무 어렵다. 일단 이 포스팅은,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을 ‘다 읽는’ 것 자체가 목표이기 때문에,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독서 습관을 소개하는 정도로 하려고 한다.

나도 사실 여가 시간에 책을 읽기보다는,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었는데, 어느 정도냐 하면 프리랜서로 집에서 일하던 때에는 정말 내가 대한민국의 모든 드라마를 다 본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친구들을 만나거나 술자리에서 우연히 드라마 이야기를 하게 되면 모두가 그 많은 드라마를 언제 다 보냐고 놀라워 했을 정도. 음. 드라마를 보는 취미가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뭐 자랑도 아니라는 느낌에 조금 머쓱했던 것 같다.

그런데 스스로도 의아했던 것이 나는 무언가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을 몹시 어려워하는 타입인데 왜 이렇게 드라마는 잘 보게 되는 걸까하는 것이었다. 곰곰히 생각하다 내린 결론은, 내가 드라마를 보는 방식에 있었다.


보통 종영된 드라마를 한 번에 몰아서 정주행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그렇게 드라마 하나를 정주행하면 중간에 나가 떨어진다. 한 회에 한 시간 남짓하는 것도 중간쯤 되면 지겨워져서 금새 다른 드라마를 보고(다른 드라마들도 역시 한 회를 앉은 자리에서 다 못 봄..) 그렇게 실컷 다른 거 보다가 다시 처음에 보던 드라마로 돌아와 나머지 분량을 본다. 그렇게 샌드위치 방식으로 보다보면 뷔페에 온 것처럼 훨씬 다채로운 느낌이 들어서 질리지 않아 결국 끝까지 다 보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이야기가 재미없거나 산으로 간다 싶으면 중간에 접음..


어쨌거나 나의 드라마 보는 방식을 매번 실패하던 독서 습관에 적용해 보았다.



짠. 내가 현재 읽고 있는 책들이다. 저 중에 한 권은 분량이 짧아서 이미 다 읽었고 나머지 책들도 열심히 진도를 나가는 중이다. 책을 한 권을 끝내고 다음 권을 읽으려면 사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어느 순간 억지로 꾸역꾸역 읽게 된다. 그러다보니 지겹고 중도에 포기하고, 어느 순간 나는 책이랑 안맞는 인간이라고 결론 짓고 더이상 독서를 하지 않게 된다.



- 여러 권을 동시에 병렬식으로 읽는다.

보고 싶은 책이 많아 일단 사두었다. 책 한 권을 읽다보니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지루하다. 새로산 책이 흥미로울 것 같지만 지금 읽던 책을 다 읽고 나서 읽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싶을 때는 과감히 읽고 있던 책에 책갈피를 꽂아놓고 다음 책을 읽자. 이렇게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나가는 방식. 이 방식으로 책을 읽으면 한 권만 집중해서 읽는 것보다는 집중도도 떨어지고 완독에 걸리는 시간도 훨씬 오래걸리지만 책을 읽는게 어렵지 않고 즐거워진다. 언젠가는 읽던 책으로 다시 돌아가므로 완독할 확률이 훨씬 높아 진다. 나는 오히려 뇌의 정보처리량이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현대인들에게는 손해볼 것 없는 독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 책을 너무 오래 읽지 않는다.

나는 보통 하루에 두 세 권 정도를 각각 10~20분 정도 씩 할애해서 총 독서 시간이 한 시간이 넘지 않도록 읽는 편이다. 독서 시간이 길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책 자체를 손에 쥐기가 어렵다. 한 번 읽으면 몇 시간이 훌쩍 날아가야한다는 부담 때문에 쉽게 책을 집어들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집안 곳곳 눈에 띄는 곳에 책을 놓고 시간이 날때마다 나눠 읽는다.

현재 읽고 있는 책은 책장에 꽂아놓지 않고 잠자리 옆이나, 식탁 한 켠 등 눈에 띄는 곳에 두는 게 좋다. 책이 눈에 잘 띄면 손이 잘 가는 장점도 있지만, 책들을 볼때마다 거슬리기 때문에 빨리 읽어 치워서 책장에 꽂아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뭔가... 음. 의지가 불타오른다고 해야하나.

- 완독에 대한 압박감을 버려야한다.

한창 빨면서 보던 드라마도 재미 없으면 중간에 이탈하는 게 자연스럽다. 읽으면 읽을 수록 아니다 싶고, 작가의 가치관과 싸워가며 힘겹게 읽어야하는 책이 있다. 물론 가치관이 달라도 나를 잘 설득하는 책이 있는가하면, 읽으면 읽을 수록 싸우는 느낌이 드는 책도 있다.(전공서적..ㅅㅂㄹㅁ..) 암튼 후자의 경우 무리해서 다 읽으려고 하면 독서가 정말 힘들어진다. 꼭 읽어야하는 책이 아니라면 언제든 중간에 그만둬도 된다는 생각을 갖는다. 다 읽는다고 돈 주는 것도 아닌데. 그냥 적당히 읽고 책 상태 깨끗한 것 같으면 중고로 팔아버리자....




어쨌거나 나는 이런 식으로 독서를 한다. 1년에 12권을 읽기로 마음을 먹으면 우리는 1년은 12로 나눠서 한 달에 한 권씩 읽으면 되겠구나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직렬로 독서 계획을 나누는 것은 나처럼 집중력 바닥인 인간에게는 무리다.. 그냥 1년에 12권만 읽으면 계획을 달성한 것이니 차라리 1월에 12권의 책을 가져다 놓고 모든 책을 동시에 읽어나가는 게 훨씬 무리가 없다. 어디까지나 내 경우이니 누군가에게는 잘 안맞는 방식일 수도 있다. 사실은 나도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은 너끈히 해치우는 그런 집중력을 가진 인간이고 싶다...



동원 양반 들기름김... 도담이 소프트 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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