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서울이스케이프룸 홍대2호점 -베니스 상인의 저주받은 저택



최근에 드라마가 뜸 합니다. 요즘 넷플릭스로 간간히 스카이캐슬을 몹시 재미있게 보고있지만 딱히 집중해서 보기가 힘이 듭니다. 이 직장인의 겨우살이는 다들 그러시겠지만, 퇴근 후 집에 와서 침대에 닿는 순간 녹어 없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드라마고 뭐고 볼 수있는 시간이 없네요..눈물..

블로그를 너무 오래 방치해 둔 터라, 드라마 감상 말고내가 최근에 꾸준히 하고 있는게 무엇이냐 생각해보니 생각난 게 '방탈출'입니다. 리뷰하는 블로그로 시작했으니 무엇이든 리뷰해봐야하지 않겠어요...?ㅎ 그렇다고 또 매니아처럼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에 친구들을 만난 김에 종종 하게 되어서 앞으로도 또 가게 될 것 같으니 리뷰를 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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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스케이프룸 홍대2호점 -베니스 상인의 저주받은 저택


첫 리뷰는 무려 1년 6개월 전입니다! ㅎㅎ 제 인생 최초의 방탈출은 홍대에 있는 서울이스케이룸 홍대2호점이었습니다. 어느날 친구가 요즘엔 방탈출이 핫하다며 무작정 예약해버린 것이 시작이었어요. 방탈출이란 말 자체가 처음이었으니까요. (오래된 순으로 기억을 복기하며 쓸 예정입니다)

아래는 공홈에서 가져온 '베니스 상인의 저주받은 저택' 컨셉 설명문입니다. 물론 귀찮으니 건너뛰셔도 됩니다.


스스로 개발한 타임머신을 타고1988년 아버지의 자취방에 찾아간 당신. 비록 아버지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방 안에서 찾은 단서들을 쫓아 시간여행을 계속하기로 결심한다. 아버지의 여행일지에 적혀있던 페루, 중세 이탈리아, 미국 CIA 본부 중에서 당신은 중세 이탈리아에 가보기로 한다. 역시 시간여행자였던 아버지의 타임머신을 작동시키고 ‘이탈리아’를 선택하자,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시대와 위치로 연결되는 타임포털이 눈앞에 생성되었다.

타임포털을 지나 당신이 도착한 곳은 한 중세 유럽풍의 저택 안이다. 중앙에 넓은 원목 테이블을 보아하니 이곳은 다이닝 홀인듯 한데, 조용한걸 봐서 저택 안에는 아무도 없는 듯 하다. 전기가 발명되기 전의 시대 답게 넓은 다이닝 홀은 촛불 하나에 의지해 빛을 밝히고 있었는데, 아른거리는 촛불의 그림자 때문이지 뭔가 음산한 느낌이다. 도대체 이런 기분나쁜 곳에서 아버지는 뭘 하고 있던 거지?

삐-걱

그때, 등 뒤에서 분명히 마룻바닥이 삐걱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휙 하고 돌아보자 그곳에 있는것은 벽에 걸린 액자와, 액자 속에서 마치 날 바라보며 웃고 있는 듯한 한 창백한 여성의 초상화 뿐. 등골에 소름이 쫙 돋는다. 약 한 시간 후면 타임포털이 자동으로 닫히고 그때는 돌아갈 방법이 없다. 그 전에 빨리 아버지의 행방을 아는데 단서가 될만한 것들을 찾아서 이 기분나쁜 곳을 떠나야 겠다.



위치부터, 위치 자체는 홍대 상권 어딘가 골목..이었기 때문에 지역자체 접근성은 좋은 편인데 일단 홍대에 도착한 후 찾아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다들 약속시간 잘지키는 사람들인데도 길을 찾느라 시작시간10분 전쯤 다 모인 것 같네요.

저희 일행 모두 방탈출은 처음이어서 처음 방에 갇히는 순간에는 약간 무서웠어요. 이런 경험 자체가 없다보니까요. 물론 안전한 것은 알지만 만 공간이 갑자기 바뀌니 공포감이 조금 있었는데 금방 적응이 됩니다. 몰입도는 좋았어요.

당연하게도 우리 모두 우왕좌왕 반복하며 수수께끼 같은 문제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가 조금씩 감을 잡아나간 것 같아요. 애초에 이런류의 경험이 거의 전무한데, 돌이켜보면 친구가 첫 방을 아주 잘 예약한 것 같아요.

서이룸은 다른 곳에 비해 자물쇠보다는 장치 활용이 비중이 높은 편인 것 같더라고요. 요즘엔 장치 오류 후기가 종종 눈에 띄던데 제가 갔을 때는 그런 것은 없었네요. 아무튼 완전 방생아였던 시절 혹시...? 이걸 이렇게...? 하면서 뭔가를 해보니 문제가 조금씩 풀려가는 게 몹시 쾌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방탈출이 방 하나만 나간다고 끝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 탈출 성공한 줄 알고 우리는 천재인갑다! 호들갑을 떨엇는데 첫 문이 열렸을 때 아 이게 끝이아니구나 하던 순간의 허탈감과 민망함.. 그리고 놀라운 무언가;; 이거 진짜 이렇게 해서 하는 건가 했던 방생아의 눈에는 신기한 장치가 있었습니다.

이쯤부터는 대충 문제 스타일에 익숙해져서 하나씩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갔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난이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초심자 셋이 덜컥 덤비기에는 약간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탈출에는 사실상 실패했어요.. 그런데.. 아닛? 서비스 시간이 5분이 더 생기더니 갑자기 탈출하게 되었네요. 이때가 서이룸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늘상 있는 서비스인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탈출의 쾌감은 맛보았습니다. 저희가 너무 마지막을 코앞에 두고 시간이 초과가 되어서 서비스를 주셨던 것 같기도하고요. 어쨌거나 기분은 몹시 좋았습니다.


인원 : 방생아 3인

탈출 : 시간초과 탈출

체감난이도 : 보통

공포 : 조금 무섭.. (창조 공포 남발하는 쫄보 기준)

활동성 : 중상

추천 : 추천!


직원분 설명이 깔끔했고 친절한 인상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떤지를 모르겠어요. 이 방탈출 이후로 아직까지 서울이스케이프룸에 방문해본 적이 없네요. 제 거주지와 너무 멀어요. 왜때문에 대학로에는 없는 걸까요. 네, 아직은 방탈출만을 하기위해 남의 동네까지 찾아가는 단계는 아닌가 봅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아. 방탈출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뭔가 신세계를 맛 본(?) 느낌이었어요. 이런 종류의 오락거리가 있다는 게 내심 반가웠어요!

저 왜 때문에 리뷰 안하고 자꾸 감흥만 적는 지.. 첫경험의 강렬함 때문인가요 ㅎ 이후로 몇 군데의 방탈출을 경험해보고 난 이후에는, 아. 서이룸이 몹시 준수하고 잘만들어진 곳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지요. 꽃길로 시작한 거라고들 말씀하시더라고요!


해맑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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