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생존자-2



미드 <지정생존자> 시즌1이 21화를 마지막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별다른 감흥이 없어서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리뷰를 남깁니다. 줄거리는 이전 포스팅에서 대략 설명을 했던 것 같아서 넘어가고요. 캡쳐도 귀찮으니 패스.  


스포일러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대통령이 되어있는 인물인, 커크먼의 '대통령되기'는 후반부로 갈 수록 힘을 잃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이미 완전한 대통령이에요. 애초에 이 드라마의 무게는 인물의 심리를 살피는 것 보다는 범행과 범인, 음모에 초점을 맞췄던 것 같네요. 기대했던 서사가 아니기는 했지만 그래도 중간 이상은 했던 드라마예요. 음모론을 파헤치는 식의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머리가 못따라갑니다 ㅜㅜ) 액션씬이 너무 많으면 조금 피곤한데 <지정생존자>는 그 부분의 안배를 적당히 잘 한 것 같아요. 이것은 장점일 수도 있지만 단점일 수도 있겠죠. 본격적인 정치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약간 실망스러웠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안그런 것 같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등장 인물들이 그다지 입체적이지는 않거든요. 하긴 커크먼이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외치며 대통령을 때려치면 그것도 말이 안될테니까요. 한나 웰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의 정의를 향한 맹목적인 추종이 없었다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고요. 그런데 저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좀 어렵네요. 이건 목숨을 내놓고 사는 거잖아요.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 타협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불가피하죠. 더구나 이런 장르물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고요.


결말로 가면 테러의 배후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이는 외국의 테러단체는 아니었고, 미국 내의 새로운 체제를 꿈꾸는 반정부 분리주의 단체였습니다. 그만한 테러를 감행하려면 그만한 자본이 있어야겠죠. 당연하게도 이 반란에는 군수기업체가 개입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웰스 요원의 고군분투가 계속 됩니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고생하는 인물이죠. 시즌1에서는 웰스 요원의 배경적 정보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그냥 보면 지나치게(!) 열일하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시즌2가 나온다면 그녀의 과거도 조금은 설명이 되길 바랍니다. 설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충분하지 않죠. 

어쨌든 백악관 내의 반정부 단체 스파이도 누군지 밝혀집니다. 누군지 언급하는 게 의미 없을만큼 주목받지 못하던 인물이에요. 이렇게 쉽게 알려주고 쉽게 밝혀낼 것이었다면 처음부터 이쪽에도 긴장감을 주었다면 좋았을텐데요. 다만 이 스파이를 밝히는 데에, 제이슨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있겠네요. 

어쨌거나 테러를 일으킨 반정부 단체는 결국 축출되고요. 훅스트라튼은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납니다. 하지만 교육부장관에 임명되고요. 애런 역시 백악관에 복귀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면서 시즌1이 마무리됩니다. 시즌1의 시작과 끝은 결국 테러가 시작되고 그것을 마무리하면서 끝나네요. 커크먼과 긴장을 일으키던 인물들 역시 나중에는 모두 원만한 관계로 가는군요. 드라마가 조금 무른 느낌이 들기도 해요. 결국 커크먼의 승리처럼 보입니다. 참 잘했어요 커크먼. 짝짝짝. 이런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드라마이긴 하지만 대통령이(정부가) 참 투명해요. 무려 미국인데도 불구하고요.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이 드라마 최고의 판타지입니다. 하지만 그게 판타지임을 알면서도 우리가 정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느끼게 해주네요. 강한 카리스마도 좋지만 국민들은 숨기지 않는 깨끗한 정부를 원하죠. 국민을 정치로부터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포함하는 것이요. 

그냥 시즌1을 이렇게 끝내면 안되겠죠. 시즌2를 기다리게할 요소가 필요합니다. 해서, 모든 일의 주모자이자 테러 조직의 가장 중요한 인물인 로이드는 미국 국방부의 자료를 해킹해서 외국으로 도피합니다. 시즌2의 줄거리를 대략 예상하게 하면서 <지정생존자> 시즌1은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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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이렇다저렇다 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만큼 재미있었다 싶은 드라마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좀 궁시렁거린 느낌이 있지만 어쨌거나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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